1. 영화 겟아웃 줄거리
촉망받는 사진작가인 흑인 남성 크리스는 백인 여자친구 로즈와 함께 그녀의 부모님 집을 방문하기로 합니다. 흑인 남자친구가 처음이라는 여자친구, 크리스는 그녀의 부모님의 반응이 걱정되지만 괜찮을 거라는 그녀의 말을 위안 삼으며 그녀의 집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그녀의 부모님은 그를 반겨주지만, 그 저택에서 크리스는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자신들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로즈의 부모님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70년대 미국 남부에서 볼 법한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가정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가정부와 관리인이 함께 살고 있는데 둘 모두 흑인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이 두 흑인의 행동이 굉장히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묘한 불쾌함에 잠들지 못해 산책을 나온 크리스는 로스 엄마와의 대화 중 갑작스레 최면에 걸립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택에서는 파티가 열립니다. 이상하게도 파티의 참석자들은 모두 나이가 있는 백인들이었고, 크리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말을 걸어옵니다. 크리스는 그 파티에서 자신을 제외한 유일한 흑인을 마주치자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이런저런 말을 걸어보지만, 그는 이상하게도 나이 든 백인 여성과 파트너였고, 백인 남성들의 말투와 행동을 합니다. 이상함을 느낀 크리스가 그의 사진을 찍는 순간 카메라 플래시에 놀란 그는 갑자기 ‘get out!'이라고 외치며 크리스에게 달려듭니다. 이에 놀란 크리스가 로즈와 잠깐 파티장을 벗어나 있는 동안, 파티에 모인 나이 든 백인들은 크리스의 사진을 놓고 경매를 시작합니다. 경매를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저택에서의 모든 경험이 묘하게 기분 나빴던 크리스는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고, 급하게 짐을 싸다가 여자친구 로즈의 소지품 상자를 보게 됩니다. 그 상자 속 사진들을 본 크리스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흑인 남자친구가 처음이라던 로즈의 전 연인들과의 사진이었는데, 하나같이 다 흑인들이었고, 심지어 그중에는 저택의 가정부와 관리인까지 있었습니다. 로즈의 가족들은 없어져도 주변에 찾을만한 가까운 가족이 없고 신체조건이 좋은 건장한 흑인들을 저택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고 그 파티에서 흑인들을 경매에 넘겨왔던 것입니다. 이들은 로즈의 엄마가 최면으로 몸 주인의 정신을 심연에 빠드리고 그 몸을 산 나이 든 백인의 뇌를 흑인의 몸에 이식해 몸을 지배하게 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크리스가 저택에서 만난 모든 흑인들의 이상행동들이 한순간 모두 설명이 됩니다. 심연에 갇혀있던 자아가 자극에 의해 잠깐씩 밖으로 나오면서 크리스가 본 기이하고 섬뜩한 순간들이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가정부 조지나의 몸에는 로즈의 할머니가 관리인 월터의 몸에는 로즈의 할아버지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크리스는 연락이 안 되는 자신을 찾으러 온 친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영화가 끝이나도 관객들은 한참이나 영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묘하고 기묘했던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며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2. 영화 겟아웃과 인종차별
이 영화는 상상도 못 한 반전으로 관객들을 몰입시키지만, 단순한 스릴러 영화는 아닙니다. 인종차별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면서 관객들을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로즈와 크리스가 로즈의 집으로 가던 길에 둘의 차를 멈춰 세운 경찰관, 로즈의 집에서 관리인과 가정부로 일하던 두 흑인 조지나와 월터, 그리고 옛날 노예 경매처럼 흑인의 육체를 팔아넘기는 행위까지 곳곳에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크리스를 상품으로 보고 불쾌할 정도로 이곳저곳 살피며 만져대던 파티에 참석한 백인들 속에서 'get out!'이라고 외친 흑인의 처절한 외침이 이러한 인종차별로 부터 나오라는 외침처럼 들리는 것도 영화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장치들 때문일 것입니다.
3. 다시 보면 보이는 요소들
조던 필 감독은 여러 재미있는 요소들을 영화 곳곳에 숨겨 놓았는데,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결말을 알고 나면 보이는 것들이 많습니다. 처음 둘의 차를 잡아 세운 경찰관이 크리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자 로즈는 격하게 반응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인종차별로 부터 남자친구를 지키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보면 크리스의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더욱 격하게 반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초반 로즈의 아버지는 육상선수였던 돌아가신 로즈 할아버지의 사진을 크리스에게 보여주며 흑인선수에게 패배해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거의 다 이겨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얘기는 진짜였습니다. 월터의 몸을 얻은 크리스의 할아버지는 흑인의 몸으로 매일 밤 달리기 연습을 하며 희열을 느낍니다. 그 장면을 우연히 본 월터는 너무 놀라 기이함을 느끼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월터가 왜 그렇게 기이하게 뛰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파티를 하기 위해 나이 든 백인들이 로즈의 집으로 몰려들 때, 집 관리인인 월터는 도착하는 손님들과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포옹을 하며 반깁니다. 이 또한 월터의 몸에 로즈의 할아버지가 들어가 있음을 알게 되면 이해되는 장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도착하는 손님들이 타고 온 차입니다. 손님들은 모두 검은색 차를 타고 옵니다. 그리고 그 검은 차에서 백인들이 내립니다. 검은 차는 흑인의 몸을 상징하고 그 속에서 내리는 백인은 흑인의 몸속에 백인의 뇌가 들어있다는 결말을 암시하는 장치로 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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