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매버릭, 완벽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탄생

1. 영화 탑건:매버릭 줄거리

 이 영화는 1986년 개봉한 탑건의 뒤를 이어 무려 36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라 개봉 전 수많은 우려를 받았으나, 그 우려들을 시원하게 뒤집어 버리고 말 그대로 완벽에 가까운 오락영화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파일럿들이 펼치는 공중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입을 다물수 없습니다. 줄거리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영화가 주는 긴장감과 시각적 즐거움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전설적인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은 무인기의 시대가 열려 조종사의 필요성이 흐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상부의 명령을 무시하고 유인 초음속 전투기의 속도를 마하 10.4까지 올려 인간의 능력으로 이것이 가능함을 증명해 냅니다. 하지만 욕심을 내다 추락하게 되고 위기에 처한 매버릭은 전작에서 라이벌이었던 아이스맨(발 킬머)의 도움으로 자신이 교육받았던 공간이기도 한 최고의 파일럿들을 모아 공중 접근전을 훈련을 하는 탑건 학교의 교관으로 가게 됩니다. 매버릭은 젊은 세대의 엘리트 파일럿들을 교육하게 되었는데 그 파일럿들 중에는 전작에서 매버릭과의 훈련 중 사망한 매버릭의 가족과도 같던 친구 구스의 아들 루스터(마일즈 텔러)도 있습니다. 루스터의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루스터가 파일럿이 되는 것을 매번 막았던 매버릭은 자신을 원망하는 루스터와 갈등을 겪습니다. 이들은 적의 위험 시설물을 파괴하는 작전을 위해 모의 비행연습을 시작했고 계속된 실패로 작전이 불가능해 보이기 시작하자 매버릭은 스스로 비행에 임합니다. 목표시간을 단축하기까지 하며 모의 비행을 성공시킨 매버릭은 결국 팀 리더로서 직접 현장에 투입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윙맨으로 구스의 아들 루스터를 선택합니다. 두 사람은 적의 시설물을 파괴해 작전을 성공시키지만 적의 대응으로 위기에 처한 루스터의 전투기를 구하다 매버릭의 전투기가 격추됩니다. 그리고 루스터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자신을 구해준 매버릭을 구하러 갑니다. 서로를 구하고 비상탈출로 목숨을 부지한 둘은 적진에서 오래된 고물 k-14 전투기를 발견하고, 둘이 마치 예전에 매버릭과 구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 전투기를 같이 타고 탈출에 성공합니다. 

2. 최소한의 CG로 완성된 탑건

 탐 크루즈는 cg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의 액션신을 직접 찍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탑건이라는 영화 또한 배우들의 전투기 조종장면을 포함해 거의 모든 장면을 cg 없이 실제로 촬영해 낸 영화입니다. 탐크루즈는 영화에 나오는 오래된 전투기가 본인 소유일정도로 실제로 비행하는 것이 가능한 배우였고 다른 배우들도 전투기 비행장면 촬영을 위해 실제로 6개월 이상 전투기 조종을 연습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해군은 유인 전투기로 마하 9의 속도를 넘어서기가 녹록지 않자 이 프로젝트 자체를 폐기하려 합니다. 매버릭은 이를 막기 위해 본인의 한계를 넘어서는 위험한 비행에 도전하게 되고, 이에 케인소장은 매버릭에게 무인기의 시대에 더 이상 파일럿은 필요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매버릭은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만 그것이 오늘은 아니라고 얘기하며 마하 9의 한계를 넘는 비행을 성공시킵니다. 이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이것이 탐 크루즈 자신에게 하는 대답 같기도 하고 탑건이라는 영화 자체가 하는 대답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산업게가 발달하고 cg가 더 정교해지면 언젠가는 탐크루즈와 탑건의 이런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이런 방식이 아직은 너무나도 유효함을, 즉 이런 방식이 필요 없어지는 게 절대로 오늘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증명해 냅니다. 사실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이런 불안은 어느 분야에서나 떠올릴 수 있는 것이고, 오늘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멋지게 하면 된다고 영화가 얘기해 주는 것 같아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3. 수많은 전작의 오마주들

 이 영화는 36년 만에 나온 속편답게 전작에 나왔던 팬들과 배우들을 위한 수많은 오마주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장면들이 전작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봐도 빠져들 정도로 멋지게 표현됩니다.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 콜사인을 하고 전투기가 뜨는 영화의 첫 장면부터 탐크루즈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장면, 전작에서 구스가 피아노를 치며 즐겨 부르던 노래를 그의 아들 루스터가 똑같이 재현하는 장면까지 수많은 오마주가 담겼습니다. 그중 팬들의 마음을 가장 크게 울린 건 아마 아이스맨인 발 킬머의 등장이었을 것입니다. 전작에서 매버릭의 라이벌이었던 그는 속편이 제작되기까지 36년간의 세월 동안 후두암을 얻어 그 후유증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영화는 발 킬머를 위해 아이스맨의 영화 속 대부분의 대사를 건강이 안 좋은 아이스맨이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 컴퓨터로 타이핑하는 것으로 표현했고, AI 회사의 도움을 받아 그의 목소리를 재현해 매버릭에게 힘겹게 말을 하는 장면까지 구현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