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I. 줄거리
천연자원은 고갈되고, 빙하가 녹아 도시들은 물에 잠긴 먼 미래의 지구에서는 인공지능 로봇들이 인간 생활의 많은 것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Cybertronics Manufacturing의 하비박사는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렇게 최초의 인공지능로봇 데이비드가 탄생합니다. 데이비드는 회사의 직원들 중 선정된 헨리 스윈튼의 집에 입양됩니다. 헨리 부부는 불치병인 아들 마틴을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냉동 중인 상태였고, 이 집에 입양된 데이비드는 서서히 인간사회에 적응해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틴이 갑작스럽게 치료되어 퇴원하게 되었고, 함께 생활하며 사랑받기 위해 한 행동들이 마틴에게 위협이 되면서 데이비드는 버려지게 됩니다. 엄마가 마틴과 데이비드에게 들려준 피노키오 이야기를 떠올리며 데이비드는 파란 요정을 만나 진짜 인간 소년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데이비드, 섹스로봇 조, 테디베어 로봇 이렇게 셋은 우여곡절 끝에 요정이 있다는 수몰된 옛 맨해튼까지 도달하고, 데이비드는 그곳에서 자신의 창조주인 하비박사를 만납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존재가 부모에게 사랑을 느끼고, 동화를 믿으며 여기까지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에 하비박사는 희열을 느끼지만, 데이비드는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시판 준비 중인 로봇들을 보고 자신이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에 충격을 받아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물속에서 우연히 파란 요정을 찾게 된 데이비드는 물속에 잠긴 채 진짜 인간이 되어 엄마의 사랑을 받게 해달라고 끝없이 소원을 빕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그 시점으로부터 2000년 뒤입니다. 인류가 사라진 미래의 지구, 외계인들이 지구를 탐색하던 중 끝없이 소원을 빌다 작동이 멈추고 얼어버린 데이비드를 찾아냅니다. 데이비드의 기억을 본 외계인들은 데이비드에게 엄마를 돌려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DNA를 토대로 되살려낸 데이비드의 엄마는 기술적인 한계로 단 하루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엄마와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데이비드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A.I. 의 마지막 장면과 A.I. 로봇의 ‘감정’
이 영화는 브라이언 올디스 원작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할리우드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판권을 사서 제작 예정이던 영화였습니다. 평소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우정을 나눴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그의 사후에 이 영화의 제작을 맡게 되었고, 지금의 A.I. 가 탄생하게 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단 하루동안만 엄마를 되살려 내는 설정으로 관객들을 감성적으로 만듭니다. 이 장면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특유의 신파적 연출로 극과 극의 평이 많았던 장면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 장면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아이디어보다는 첫 제작자였던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아이디어가 더 많은 기여를 한 장면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 장면을 통해 그간 늘 임시로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존재했던 데이비드와 그런 데이비드를 임시로 사용한 엄마의 입장이 처음으로 바뀝니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서 서로를 대하는 마음은 전혀 다릅니다. 엄마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던 데이비드는 진짜 아들이 돌아와 자신의 효용이 끝나자 부모에게 버려집니다. 하지만 입장이 바뀌어 임시로 존재하게 된 엄마의 곁을 데이비드는 끝까지 지키며 사랑합니다. 흔히들 잘 만들어진 고차원의 인공지능과 인간의 유일한 차이가 감정이라고 합니다. '사랑'은 감정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이기적으로 사랑하는 인간인 엄마보다 로봇인 데이비드가 사랑을 더 잘 해냅니다. 로봇이 이렇게까지 발전한다면 과연 인간과 로봇의 차이점이 무엇이 될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무조건 적인 사랑을 주는 데이비드의 사랑보다 엄마의 이기적이고 선택적인 사랑이 더 인간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더 나은 방식이라고는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사랑할 줄 아는 로봇들이 만들어지면, 인간들이 그저 우리가 만들어냈다는 이유로 생산하고 폐기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영화는 단순히 감동적인 마무리를 위해서가 아니고 이런 메시지를 좀 더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마지막 장면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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